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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2023년 국내 10대 뉴스] LG 트윈스, 29년 만에 우승...손흥민은 유럽 무대 200호골

2023년도 스포츠 현장에선 환희와 감동의 순간이 쏟아졌다. 특히 세계 무대를 누비며 한국 스포츠의 위상을 빛낸 선수들이 유독 많았다. 야구·축구 등 인기 종목뿐 아니라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던 종목에서도 새로운 스타가 등장하며 황금기 진입을 예고했다. 경기 침체로 가라앉은 국민에게 자부심을 안기고 활력을 불어넣었다. 국내 프로 리그에서도 그 어느 해보다 흥미로운 경쟁이 펼쳐졌다. 오랜 기다림 끝에 쾌거를 이룬 팀도, 결코 맞이하고 싶지 않았던 실패를 겪은 팀도 있다. 본지가 2023년 국내 스포츠를 돌아본다. 프로야구 LG, 29년 만에 통합 우승 KBO리그 대표 인기팀 LG 트윈스는 숙원을 이뤘다. 2023 정규시즌, 86승 2무 56패로 1위에 오른 뒤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KS)에서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통산 3번째이자, 1994년 이후 29년 만에 KS 정상에 올랐다. 1차전에선 패했지만, 2·3차전에선 각각 박동원과 오지환이 경기 후반 극적인 역전 홈런을 치며 시리즈 승기를 잡았다. '캡틴' 오지환은 구본무 전 LG 그룹 회장이 "다음 KS 최우수선수(MVP)에게 주겠다"라며 남긴 롤렉스 시계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이를 다시 구단 사료실에 기증하며 미담을 만들었다. LG팬 염원을 이룬 사령탑 염경엽 감독은 비로소 '우승 감독'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손흥민, EPL 통산 100호-유럽 무대 200호골 한국 스포츠 '넘버원 아이콘'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활약은 여전했다. 그는 지난 4월 8일 브라이튼전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진출 통산 100호 득점을 해냈다. 역대 34번째 대기록이었다. 올 시즌(2023~24) EPL 7라운드였던 10월 1일 리버풀전에서는 유럽 무대 통산 200호 골까지 기록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 토트넘의 캡틴을 맡았다. 함께 공격을 책임졌던 해리 케인이 뮌헨으로 이적했지만, 이전보다 날카로운 공격력을 보여주며 리그에서만 11골을 넣었다. 김하성, 아시아 내야수 최초 골드글러브 수상메이저리거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내야 여러 포지션에서 빼어난 수비 능력을 보여주며 내셔널리그(NL)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 수상자로 선정됐다. 포지션별 가장 뛰어난 수비력을 보여준 선수를 뽑는 이 상을 아시아 내야수가 수상한 건 김하성이 처음이다. 빅리그 3년 차를 맞이한 그는 공격력도 한층 나아진 모습을 보여줬다. 정규시즌 타율(0.260) 홈런(17개) 도루(38개)를 기록하며 빅리그 커리어하이를 해냈다. '셔틀콕 여제' 등극한 안세영미완의 대기였던 안세영은 올해 기량이 만개하며 배드민턴 여자단식 최강자로 올라섰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주최 대회에서만 10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지난 3월, '배드민턴의 윔블던'으로 불리는 전영오픈에서 방수현(은퇴) 이후 27년 만에 우승했고, 8월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단식 부문 정상에 올랐다. 항저우 아시안게임(AG) 결승전에서는 무릎 부상을 당하고도 투혼을 발휘하며 라이벌 천위페이(중국)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지난 11일 BWF 올해의 여자 선수로 선정됐다. 김민재 뮌헨, 이강인 PSG…빅클럽 누볐다 축구팬은 빅클럽에서 주전으로 뛰는 한국 선수들의 활약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지난 7월 미드필더 이강인이 프랑스 리그1 명문 파리 생제르맹(PSG)에 입단했다. 그가 세계적인 공격수 킬리안 음파베(프랑스)와 호흡을 맞추는 모습만으로 화제를 모았다.'철벽 수비수' 김민재도 7월, 역대 아시아 선수 최고 이적료(5000만 유로·710억원)를 기록하며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었다. 두 선수는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이 22일(한국시간) 선정한 리그1과 분데스리가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정후, 1억1300만 달러에 샌프란시스코와 계약 KBO리그 아이콘 이정후는 어린 시절부터 꿈꿨던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했다. 지난 15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1483억원)에 계약했다.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으로 MLB에 진출한 아시아 야수 중 최고액이었다. 이정후는 KBO리그에서 뛴 7시즌(2017~2023) 통산 타율 0.340을 기록,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2022시즌엔 타격 5관왕에 오르며 MVP까지 받았다. KBO리그 넘버원 타자를 향한 MLB 팀들의 관심은 나날이 커졌다. 이정후는 한국 야구 자존심을 지키며 화려하게 빅리그에 입성했다. 황선우·김우민, 국제대회 쾌거…한국 수영 황금기 한국 수영은 2023년 역대 가장 빼어난 성과를 남기며 2024 파리 올림픽 기대감을 높였다. 7월 열린 후쿠오카 세계선수권대회에선 한국 신기록만 8개를 경신했다. 에이스 황선우는 자유형 200m 결승에서 한국 신기록(1분44초42)으로 동메달을 차지하며 지난해 부다페스트 대회 은메달에 이어 2회 연속 메달을 획득했다. 항저우 AG에선 '중장거리' 간판 김우민이 3관왕(자유형 400·800m, 남자 계영 800m)에 오르며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한국 수영은 AG에서 메달 22개(금6·은6·동10)를 수확했다. 아시아 맹주 자존심 지킨 한국 야구·축구황선홍 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는 항저우 AG에서 우승하며 이 대회 역대 최초로 3연패를 해냈다. 최다 우승 기록도 6회로 늘렸다. 총 7경기에서 27득점하는 동안 3실점만 기록했다. 한일전으로 열린 결승전에서는 정우영과 조영욱이 득점하며 2-1 승리를 거뒀다.류중일 감독이 이끈 야구 AG 대표팀도 결승전에서 대만에 스코어 2-0으로 승리, 대회 4연패를 해냈다.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라운드에 탈락하는 수모를 겪은 한국 야구는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AG 대표팀이 자존심을 지키며 세대교체를 예고했다. 높이뛰기 우상혁,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첫 우승'스마일 점퍼' 우상혁은 한국 육상 최초의 기록을 남겼다. 9월 17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 필드에서 열린 2023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5를 넘어 정상에 올랐다. 2020 도쿄 올림픽 4위, 세계실내선수권 우승에 이어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올해 2월 부비동염 수술 후유증으로 제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2023년을 잘 마무리했다. 울산 현대, K리그1 2연패…명문 수원 삼성 강등프로축구 명문 팀 희비가 엇갈렸다. 홍명보 감독이 이끈 울산 현대는 10월 29일 열린 대구FC와의 K리그1 2023 파이널A 35라운드에서 2-0으로 승리하며 잔여 3경기를 남겨두고 챔피언에 올랐다. 17년 만에 정상에 오른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우승. 반면 수원 삼성은 12월 2일 열린 파이널B 38라운드(최종전)에서 강원FC와 0-0으로 비겨 창단 후 처음으로 2부로 강등됐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2.27 09:00
스포츠일반

'여름엔 물살·겨울엔 눈길' 여고생 김윤지, "동·하계 패럴림픽 모두 도전"

김윤지(17·서울시장애인체육회)는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했다. 2022년 2월 제19회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이하 동계체전)에서 파라노르딕스키(크로스컨트리스키+바이애슬론) 부문 3관왕을 차지하며 신인상을 받은 그는 10월 처음 출전한 전국장애인체육대회(이하 하계체전)에선 수영으로 3관왕에 오르며 또 하나의 신인상을 추가했다. 장애인 스포츠 역사상 최초로 동·하계 장애인 전국체전에서 모두 신인상을 차지한 주인공이 됐다.2023년엔 일취월장한 실력으로 체전에서 더 많은 메달을 수확했다. 2월 열린 동계체전에서 파라노르딕스키 4관왕으로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김윤지는 11월 하계체전에서 수영 4관왕에 올랐다. 동·하계 전국체전 MVP 싹쓸이는 실패했지만, 불과 고교 2학년에 동·하계 체전을 섭렵하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척수 장애를 갖고 태어나 하체를 쓸 수 없는 김윤지는 재활 차원에서 세 살에 수영을 시작했다. 여덟 살 때 본격적으로 입문, 15년 동안 물살을 갈랐다. 인생의 대부분을 수영과 함께한 셈이다. 노르딕스키는 중학교 3학년 때 시작했다. 이승복 파라노르딕스키 국가대표 감독의 권유로 입문해 재능을 펼친 그는 수영과 노르딕스키를 병행하면서 2023년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여름엔 물살을, 겨울엔 눈길을 종횡무진 중이다. 지난해 12월부터 3월까지 핀란드와 스웨덴, 미국 등을 오가며 노르딕스키 국제대회에 출전한 그는 5월 말 장애인 수영 국가대표에 발탁돼 경기도 이천 대한장애인체육회 훈련원에서 여름을 보냈다. 10월 열린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APG)을 마친 뒤엔 11월 하계체전까지 소화했다. 지금은 강원도 평창에서 다시 파라노르딕스키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눈코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한창 학업과 운동 사이 고민해야 할 나이, 해외와 훈련원, 학교를 오가는 일정이 벅차지 않을까. 김윤지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학교 책상에 앉아본 시간이 얼마 없는 것 같다”며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는 “예전엔 공부 욕심도 있었지만 지금은 운동에 집중하고 있다”라면서 “(강행군이) 힘들다기보단 재밌다. 시간이 흐를수록 성장하는 뿌듯함을 즐긴다”라며 활짝 웃었다. 힘든 만큼 성과도 많이 거뒀다. 지난해 12월 핀란드 부오카티에서 열린 2023 FIS(국제스키연맹) 파라노르딕스키 월드컵에서 국제대회 데뷔전을 치른 김윤지는 은메달 2개와 동메달 2개를 따내며 환호했다. 수영 대표로 나선 항저우 APG에선 메달 획득에 실패했으나, 국가대표의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개인 기록을 8초 이상 단축(자유형 100m 기준)할 만큼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수영과 노르딕스키는 쓰는 근육 자체가 다르다. 수영은 이두근을, 노르딕스키는 삼두근을 쓴다. 종목을 바꿀 때마다 2주 이상의 피나는 적응 훈련을 거쳐야 한다. 그래도 김윤지는 웃었다. 그는 “수영을 하면 심폐지구력이 좋아져서 장기전인 노르딕스키에 도움이 된다. 반대로, 노르딕스키를 하면 근육이 강화돼 단기전인 수영에서 폭발적인 힘을 낼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 만큼, 장애인 스포츠 전반적으로 동·하계 스포츠를 병행하는 선수는 많지 않다. 사이클 APG 금메달리스트이자 2018 평창 동계 패럴림픽 노르딕스키 국가대표인 ‘철의 여인’ 이도연(51)이 있고, 평창 크로스컨트리 금메달리스트 신의현(43)도 하계 사이클을 병행한다. 그러나 국제대회에서 두 종목 모두 두각을 드러내는 경우는 찾기 어렵다. 김윤지가 차세대 주자로서 가능성과 미래를 밝히는 중이다. 김윤지의 롤모델도 바로 이들이다. 그는 "평창에서 훈련 중인데, (신)의현 삼촌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한국 동계 패럴림픽 최초 금메달리스트 아니신가. 먼저 다가와주셔서 많이 가르쳐주신다. 항상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김윤지는 “언젠가 동·하계 패럴림픽에 모두 출전하는 것이 목표다. 멈추지 않고 먼 곳을 바라보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언젠간 한 종목에 집중하겠지만, 지금은 시원한 눈과 물 위에서 모두 뛰는 것이 즐겁다. 더 열심히, 즐겁게 운동하겠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윤승재 기자 2023.12.07 07:04
스포츠일반

이정훈 경영대표팀 총감독, "AG 계영 금메달이 목표라니까 미쳤다고 했죠...이젠 올림픽 금이 새 목표" [IS인터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을 뜨겁게 달궜던 대한민국 수영 대표팀이 더 뜨거운 2024년을 준비하고 있다. 항저우에서 역대 AG 최고 성적을 거둔 준비 과정에 대한 믿음이 생겼기에 올림픽 역대 최고 성적도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이정훈(51) 경영대표팀 총감독에게 항저우의 짜릿한 성공에 대한 비하인드와 한국 수영이 그리고 있는 청사진에 관해 직접 들어 봤다. 한국 경영대표팀은 지난달 끝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10개를 따내며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특히 남자 계영 800m에서 따낸 금메달은 한국 수영 역사상 첫 아시안게임 단체전 우승이었다. 이정훈 감독은 이달 초 진행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파리 올림픽 목표는 계영 800m 금메달”이라고 했다. 그는 “개인 종목의 성적도 물론 중요하지만, 일단 단체전 우승을 최우선 목표로 두겠다”고 강조했다. 이정훈 감독이 이렇게 말하는 이유가 있다. 그는 2020년 11월 경영대표팀 총감독으로 선임될 때부터 ‘단체전에 먼저 집중하면 개인 성적도 따라온다’는 확고한 믿음이 있었다. 이 감독은 대표팀 총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대한수영연맹에 제출한 계획서에 ‘2022 항저우 AG 남자 계영 800m 금메달이 목표’라고 썼다. 당시 대부분의 수영 관계자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목표라고 생각했던 게 사실이다. 이정훈 감독은 당시 분위기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를 미친놈이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그러나 3년 뒤에 이는 현실이 됐다. 이정훈 감독이 가장 크게 신경 쓴 건 ‘선수들이 대표팀에 들어오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과거 박태환의 경우 후원사를 통해 호주 등 해외에서 개인 훈련을 진행했다. 다른 선수들은 ‘박태환도 촌외 훈련을 하는데 우리가 굳이 선수촌에 들어와야 하는 이유가 뭐냐’는 생각을 암암리에 했다. 이 감독은 이런 분위기가 대표팀에 독이 됐다고 생각했다. 그는 “뛰어난 자유형 선수들을 모아 계영 훈련에 집중했다. 가장 기록이 좋은 황선우(강원도청)가 끌고 나가면서 김우민(강원도청), 이호준(대구시청) 등 다른 선수들도 황선우 페이스를 기준으로 따라가게 됐다. 계영 팀이 함께 나가는 호주 전훈을 했고, 계영 전담 코치가 이들과 함께했다. 계영 팀의 기록이 함께 올라가자 전반적인 대표팀 분위기도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대표팀 훈련 분위기도 어느새 뜨거워졌다. 이정훈 감독은 “지난 2년간 수차례 진행한 호주 전훈에서 호주의 이언 포프 코치가 선수들을 어떻게 훈련시키는지 보고 그걸 잘 배워 온 것 같다. 계영팀을 맡은 전동현 코치가 젖산 훈련(단거리 위주로 체력 소모가 크고 스피드를 끌어올리는 훈련)과 유산소 훈련(상대적으로 훈련 때 스피드를 많이 올리지 않는 장거리 위주의 훈련) 방법과 비율 같은 부분을 세부적으로 잘 흡수해서 우리 것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이정훈 감독은 “호주의 코치들은 오히려 선수의 컨디션이 너무 좋을 때 훈련에서 오버페이스하는 걸 철저하게 막더라. 대신 강도 높은 훈련을 할 때는 가차없이 몰아친다. 선수들의 특성과 스타일에 따라 맞는 훈련을 시키는 방법 등 호주 전훈을 할 때마다 우리 것과 잘 융합해서 우리만의 훈련 체계를 만들었다. 또 이를 우리 코치들이 자신들이 맡은 부분에서 너무나 훌륭하게 잘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수영 지도자들이 실력이 떨어지는 게 아니다. 다만 국제대회 금메달 선수를 배출한 경험이 거의 없다 보니 실전 경험이 부족했던 것뿐이다. 이번 기회에 한국 지도자들도 큰 자부심을 얻었다”고 했다. 계영팀의 페이스가 눈에 띄게 올라가면서 전체 경영대표팀의 훈련 분위기도 달라졌다. 이정훈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대표팀에 들어가서 훈련하면 무조건 실력이 더 좋아진다’는 믿음이 선수들 사이에서 생겨났다. 종목별로 자신의 기량보다 몇 단계 높은 목표치를 제시한 것도 분위기를 바꿨다. 수영대표팀의 주장을 맡았던 김서영(경북도청)은 항저우 대회를 마친 후 “솔직히 이전까지는 많은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나갈 때 ‘경험하고 오는 것’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항저우에서 확실한 목표치가 생기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대회 때는 서로 응원하는 하나의 팀이란 느낌이 정말 강했다”고 말했다. 2021년 도쿄 올림픽을 거쳐 2022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를 치르면서 김우민과 이호준의 기록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이유연(한체대)과 양재훈(강원도청)은 계영 800m의 남은 한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였고, 항저우 AG 결승에 나선 양재훈은 놀라운 기록 향상을 보여줬다. 이처럼 대한수영연맹의 전폭적인 지원, 이정훈 감독의 현실적이면서도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극대화시키는 코칭을 비롯해 전문적인 영역을 효율적으로 나눠 선수들을 끌어올린 코칭스태프의 노력이 선수들의 노력과 어우러져 한국 수영을 한 단계 높은 곳에 올려놓았다. 여기에서 안주하는 게 아니다. 이정훈 감독은 ‘계영팀 경쟁 업그레이드’를 예고했다. 그는 “항저우 계영 금메달리스트들이 파리 올림픽에 그대로 나간다는 보장이 없다. 지금 고등학생들 중에 김준우(광성고) 김영범(강원체고) 노민규(경기고)처럼 체격이 뛰어나고 기록 향상 추이가 눈에 띄는 유망주들이 몇 명 있다. 이들도 계영 800m 경쟁 풀에 들어갈 것”이라며 무한경쟁을 예고했다. 오는 23일에는 수영 대표선발전이 열린다. 이후 내년 2월에는 도하 세계선수권이 예정돼 있고, 8월에는 파리 올림픽이 열린다. 이정훈 감독은 “대표 선수가 확정되면 계영팀은 올림픽 전까지 세 차례 정도 더 해외 전훈을 진행할 계획이다. 계영 800m 팀은 큰 국제대회 결승 때마다 목표치에서 늘 0.6초 정도 덜 나왔다. 이 부분을 보완하고 끌어올린다면 세계선수권, 올림픽에서 우승하는 게 꿈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은경 기자 2023.11.13 07:37
스포츠일반

"닷새나 쉬었어요" 황선우, 세계선수권 3회 연속 메달 향해 다시 달린다

황선우(20·강원도청)가 다시 달린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전국체육대회까지 숨가쁜 일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25일부터 훈련을 재개한다. 황선우는 2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포상금 수여식에 수영대표팀 선수단과 함께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대한수영연맹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따낸 선수들과 신기록을 수립한 선수들에게 포상금을 지급했다. 황선우는 아시안게임 금·은·동메달 각 2개씩 총 6개의 메달을 따내며 이날 2080만원의 포상금을 받았다. 아시안게임 3관왕 김우민(강원도청)은 가장 많은 금액인 2883만원을 받았다. 전국체전 5관왕에 오르며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황선우는 “19일 전국체전이 끝나고 20일부터 오늘까지 닷새 동안 쉬었다. 닷새동안 훈련하지 않은 건 매우 이례적이다. 충분히 쉰 거다”라며 웃었다. 그에게 다음 스텝을 물었더니 먼저 세계선수권대회 이야기부터 나왔다. 황선우는 “대표선발전을 우선 잘 치른 후에 내년 2월 도하 세계선수권에서는 3회 연속 메달 획득을, 7월 파리 올림픽에서는 개인 첫 올림픽 메달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수영 대표선발전은 11월 23일 김천에서 열린다. 황선우는 이미 세계선수권대회와 파리 올림픽에 필요한 A기준기록은 모두 충족했다. 대표선발전에서도 탈락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보여줬듯 황선우와 같은 단거리 선수이자 계영팀 동료인 이호준(대구시청)의 기량이 올라와 선발전 1위 통과를 두고 자존심 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황선우는 국제대회 경쟁력이 가장 좋은 자유형 200m에서 1분44초40의 한국최고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새로 쓴 기록이다. 2022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이 종목 은메달, 올해 후쿠오카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을 따낸 황선우는 한국 수영 사상 첫 세계선수권 3회 연속 메달에 도전한다. 황선우는 "자유형 200m는 1분43초대를 보면서 훈련하고 있다. 기록이 1년 사이에 크게 줄지 않아 걱정되지만, 고비만 넘으면 기록을 확 단축하는 게 수영의 매력이기도 하다"며 “내년에 꼭 1분43초대에 진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각오를 말했다.그는 자유형 100m에서도 "내 개인 기록(47초56)을 넘어, 47초대 초반까지 단축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날 진행된 대한수영연맹 포상금 수여식에서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수영이 거둔 역대 최고 성과(금 6, 은 6, 동 10개)를 자축했다. 항저우에서는 다이빙도 역대 최다 메달(은 2, 동 4개)을 거둬들였고, 오픈워터스위밍(마라톤 수영)에서도 동메달 1개를 얻었다. 대한수영연맹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에게 1000만원, 단체전 금메달 팀에 2000만원(출전 선수들 분배)을 지급했다. 은메달은 개인 200만원, 단체 400만원, 동메달은 개인 100만원, 단체 200만원을 받았다. 또 지도자들에게도 특별 포상금이 주어져 이번 항저우 대회 관련 대한수영연맹 포상금은 총 1억6700만2700원에 달했다. 한편 이날 수영대표팀 선수들은 정창훈 회장, 이성복 부회장 등 연맹 임직원들에게 '깜짝 감사패'를 선물하며 지원에 감사를 표시했다. 정창훈 회장은 “처음 받아보는 상이다. 정말 뜻깊다”며 화답했다.올림픽파크텔=이은경 기자 2023.10.24 13:55
스포츠일반

팀 코리아 기세에 완전히 눌린 중국과 일본...시간과 믿음 주면 작품이 나온다 [수영 박석기 관전평]

77년 만의 첫 국제대회 단체전 우승. 대한민국 남자 계영 800m 대표팀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수영 역사상 첫 금메달을 따냈다. 1946년에 한국에 수상경기연맹이 창립됐으니 77년 만의 쾌거라고 할 수 있다. 이 감격의 금메달을 이미 선수들이 출발대에 서기 전부터 예감했다. 한국 선수들의 파이팅에 아시아 수영 강호라던 중국과 일본 선수들의 기가 눌린 모습이었다. 지난 7월 후쿠오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은 남자 계영 800m 2회 연속 결승행을 이뤘다. 후쿠오카에서 계영 800m 결승에 간 아시아 팀은 한국이 유일했다. 이러한 한국의 성과가 그들의 뇌리에는 엄청난 충격으로 남아 이미 패한 듯한 얼굴로 보였다. 결승전에서 첫 영자 양재훈이 1분46초83, 두 번째로 출발한 이호준이 1분45초36을 기록하며 한국을 1위로 끌어올렸다. 이어 김우민이 1분44초50, 마지막 영자 황선우가 1분45초04였다. 46초대-45초-44초-45초대의 기록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훌륭했다. 7분01초73의 아시아신기록 경신도 짜릿했다. 하지만 냉정하게 분석하면, 이 기록은 더 당길 수 있었는데 마지막 황선우의 페이스 조절이 조금 아쉬웠다. 황선우가 금메달이 눈앞에 왔다는 사실 때문에 다소 흥분했던 것 같다. 황선우의 첫 50m 구간 페이스에 너무 힘이 들어가서 50초대에 끊어도 될 레이스를 48초대로 오버페이스했다. 이 탓에 마지막 50m 구간 기록이 떨어졌는데, 선수들은 늘 ‘마지막 구간 기록이 첫 구간보다 빨라야 한다’는 생각으로 레이스를 해야 한다. 한국은 이번에 변칙 오더를 썼다. 보통 계영에서는 가장 빠른 선수가 마지막, 그 다음으로 빠른 선수가 첫 영자로 나선다. 그런데 개인기록이 가장 느린 양재훈을 첫 영자로 내보냈다. 뒤로 갈수록 빨라지는 오더였는데, 이게 정말 잘 먹혔다. 이 작전이 적중했다는 건 선수들 사이의 믿음이 밖에서 보는 것 이상으로 돈독하고 깊었다는 뜻이다. 개인기록이 처져서 부담이 있던 양재훈은 첫 영자로 나서 중국과 일본의 에이스급 선수들과 경쟁했지만, 뒤에서 받쳐주는 동료들을 믿고 마음껏 경기했다. 예선에서 황선우와 이호준 없이도 좋은 레이스를 하면서 1위를 하자 양재훈의 자신감이 더 불붙었던 것 같다. 국제대회에서는 나보다 뛰어난 외국 선수들과 함께 레이스하기 때문에 그들을 따라가기만 해도 내 최고기록이 나오게 마련이다. 단, 이게 가능하려면 좋은 훈련 과정과 지도자들의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양재훈의 기록을 보면서 이번 수영대표팀이 정말 단단한 훈련을 해왔음을 느낄 수 있었다. 선수들이 모두 긴장한 기색 없이 마음껏 기량을 펼쳤다는 건 코칭스태프가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줬다는 뜻이기에 지도자들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과거 필자가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는 대한수영연맹의 지원이 부실해서 대표팀 감독에게 제대로 급여가 지급되지 않던 부끄러운 시절이었다. 경영대표팀 기록이 안 나오면 밥 먹듯 지도자를 갈아치우는 일도 허다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직후 대표팀을 떠난 후 2000년 후쿠오카 세계선수권대회 때 대표팀 감독을 다시 맡아서 나갔더니 다른 나라 지도자들이 나에게 “그동안 대체 어디 갔었냐, 한국은 지도자가 많은 모양이다. 너무 자주 바뀐다”라고 비꼬듯 말한 적도 있다. 미국수영대표팀의 상징적 존재인 밥 바우먼 감독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 미국대표팀 코치가 된 후 2016년 리우 올림픽까지도 대표팀에서 감독을 맡았다. 이처럼 좋은 지도자가 오랫동안 연맹과 신뢰 관계를 유지하며 대표팀을 일관성 있게 이끄는 게 미국 수영의 한 축이다. 또 호주, 헝가리, 일본 등 수영 강국은 국제대회 대표팀의 범위에 선수들의 개인 코치까지 포함된 대규모 인원이 이동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계영 800m에서 선수들이 일궈낸 쾌거가 단편적인 기적이 아니라 한국을 진정한 수영 강국으로 만드는 인프라 구축의 토대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표팀 지도자들에게 오랜 기간 믿음을 보내고 지원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또한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의 성과는 남자 자유형에 집중되어 있다. 보다 다양한 종목에서 강자가 나와야 한국 수영은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다. 아무리 연맹의 지원이 훌륭하다 해도, 결국 성적은 풍성하고 두터운 선수층에서 나온다. 전 수영대표팀 감독정리=이은경 기자 2023.09.26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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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세대와 지유찬 金' 역대 최고 성적 향한 한국 수영의 힘찬 역영 [항저우 2022]

한국 수영이 하루에만 금메달 2개를 따내며 아시안게임(AG) 역대 최고 성적을 향해 힘찬 역영을 시작했다. 지유찬(21·대구광역시청)은 25일(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남자 자유형 50m 결승에서 21초72를 기록해 깜짝 금메달을 차지했다. AG 남자 자유형 50m에서 한국 선수로는 김민석 이후 21년 만의 금메달이다. 종전 자신의 최고 기록이 22초17이던 지유찬은 예선에서 21초대(21초84)에 진입, 대회 기록(종전 21초94)과 한국 기록(종전 22초16)을 모두 경신했다. 결승에선 최고 기록을 더 단축했다. 지유찬은 전날(24일) 100m 우승자 판잔러(3위, 21초92)를 제치고 이번 대회 수영 경영에서 9개 종목 연속 금메달을 독식한 중국의 무서운 행진을 처음으로 제동을 걸기도 했다. 남자 계영 800m 대표팀이 금빛 역영을 이어 나갔다. 황선우와 김우민, 양재훈(이상 강원도청), 이호준(대구광역시청)은 같은 날 열린 남자 계영 800m 결선에서 7분01초73의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한국 수영의 AG 경영 단체전 역사상 첫 금메달이다. '황금세대'로 불리는 이들은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에서 일본이 작성한 아시아 최고 기록(7분02초26)을 앞당기며 시상대 맨 꼭대기에 나란히 섰다.수영에는 이번 대회 가장 많은 금메달(57개)이 걸려 있다. 한국 수영은 이번 대회에서 역대 AG 최고 성적에 도전한다. 항저우 AG 금메달 목표는 6개. 2010 광저우 AG에서 기록한 금메달 4개와 은메달 3개, 동메달 7개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당시에는 박태환이 3관왕(자유형 100m, 200m, 400m)에 올랐고, 정다래는 여자 평영 200m에서 깜짝 금메달을 차지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는 경영 여자 개인혼영 200m 김서영(경북도청)이 수영의 유일한 금메달 리스트였다. 그 사이 한국 수영에는 유망주가 대거 등장했다. 황선우과 김우민은 남자 계영 800m를 포함해 각각 3관왕과 4관왕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정훈 경영 대표팀 감독은 "굉장히 목표를 높게 잡고 있다. 거기에 맞춰서 훈련했고, 좋은 결과가 있을 거다. 6개부터 시작한다"고 말했다. 첫날 황선우가 중국의 판잔러에 막혀 금메달 도전에 실패했지만, 지유찬이 깜짝 금메달로 만회했다. 한국 수영은 그동안 조오련, 최윤희, 박태환 등 일부 스타 선수에게만 의존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통해 새로운 르네상스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최동열(강원도청)은 남자 평영 100m 결승에서 59초28의 한국 신기록으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선수가 아시안게임 이 종목에서 시상대에 오른 건, 1962년 자카르타 대회 3위 진장림 이후 61년 만이다. 주장 김서영(경북도청)은 여자 개인혼영 200m 결승에서 2분10초36으로 의미 있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주호(서귀포시청)는 배영 100m 동메달, 50m 4위를 차지했고, 여자 배영 50m 이은지(방산고)는 5위(28초60)에 올라 경쟁력을 선보였다. 허연경(방산고)도 여자 자유형 200m에서 1분58초92로 4위를 했다. 남자 계영 800m는 2022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7분06초93·6위), 2023 후쿠오카 세계선수권(7분04초07·6위) 등 메이저 대회에서 기록을 단축해 나가고 있다. 2년 전 도쿄 올림픽(7분15초03)보다 15초나 빠르다. 황선우와 이호준은 27일 남자 자유형 200m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한국 수영 사상 처음으로 AG 4관왕을 노리는 김우민은 26일 자유형 1500m, 28일 자유형 800m, 29일 자유형 400m까지 금빛 역영에 나선다. 김우민은 "스타트가 좋다. 남은 경기도 부담 없이 할 수 있다. 자신감도 생겼다"고 했다.이번 대회 수영은 29일까지 열린다. 항저우(중국)=이형석 기자 2023.09.26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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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잔러 잡고, 수영 첫 금메달 선사....지유찬, 항저우 AG 넘버원 라이징스타 [항저우 2022]

스물한 살 지유찬(21)이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라이징 스타로 떠올랐다. 수영 간판 황선우보다 먼저 금빛 레이스를 보여줬다. 개최국 중국의 자존심 판잘러까지 꺾었다. 지유찬은 25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AG 남자 자유형 50m 결선에서 21초72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초반부터 선두로 치고 나선 그는 역영을 이어갔고, 누구에게도 추월을 허용하지 않고 터치패드를 찍었다. 지유찬은 이 종목 예선전에서 21초84를 기록하며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깨지지 않았던 AG 기록(중국 닝쩌타오·21초94)을 넘어섰다. 이는 양재훈이 갖고 있던 한국 기록(22초16)도 0.32초나 단축한 쾌거였다. 예선 1위로 오른 결선에서 다시 한번 자신의 기록을 넘어서며 이번 대회 한국 수영 첫 금메달을 안겼다. AG 자유형 50m에서 한국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한 건 2002년 부산 대회 김민석 이후 21년 만이다. 중국 간판 판잔러를 사실상 두 번 이긴 셈이다. 예선에서 1위에 오르며 22초47로 5위였던 판잔러를 앞섰다. 지유찬은 결선에서 4번 레인에 올랐다. 판잔러는 2레인. 그리고 같은 레이스에서도 21초92로 3위에 그친 판잔러를 앞섰다. 판잔러는 24일 남자 자유형 100m 결선에서 황선우를 꺾고 1위를 차지한 선수다. 최근 1년 사이 단거리 아시아 최강자로 올라선 선수다. 판잔러는 자유형 100m 예선(6조)에선 황선우에게 2위를 내주는 등 3위에 그쳤다. 하지만 결선에선 초반부터 1위로 치고 나선 뒤 리드를 지켰다. 그런 이유로 50m 예선에서도 페이스 조절을 했다는 시선을 받았다. 하지만 50m 결선에선 지유찬의 폭발적인 역영에 밀렸다. 지유찬은 한국 수영 '황금세대' 한 축이다. 하지만 이날 자유형 50m 레이스를 펼치기 전까진 지난달 일본 후쿠오카 세계선수권대회 혼성 계영 400m에서 한국 신기록(3초27초99)을 합작한 선수들(지유찬·양재훈·허연경·정소은) 중 한 명으로만 이름을 전했다. 황선우에 가려져 있었던 지유찬은 이번 AG에서 존재감을 보여줬다. 하국 수영 첫 번째 금메달을 안겼고, 황선우보다 먼저 판잔러를 잡았다. 자유형 50m 아시아 기록은 시오우라 신리가 보유한 21초67이다. 지유찬이 이날 세운 기록과 0.05초 차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9.25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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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우 동메달 아쉬움 만회하나, '황금세대' 800m 계영 역사적인 첫 금 도전[IS 항저우]

황선우(강원도청)가 남자 수영 자유형 100m에서 판잔러(중국)에 밀려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그 아쉬움을 떨칠 기회가 바로 찾아왔다.황선우는 24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제19회 아시안게임(AG) 남자 자유형 100m에서 48초04로 3위를 기록했다. 2010년 광저우 AG에서 금메달을 딴 박태환 이후 남자 자유형 100m에서 한국 수영에 13년 만에 안긴 메달이다. 라이벌 중국의 판잔러가 아시아 신기록(46초97)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왕 하오위(중국)가 48초02로 2위를 차지했다. 황선우는 메달 색깔뿐만 아니라, 개인 최고 기록(47초56)에 훨씬 미치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그 역시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나 "기록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황선우는 이날 50m 구간을 23초23으로 통과했다. 그사이 판잔러는 22초45의 압도적인 페이스로 반환점을 돌더니 점차 격차를 벌려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처음 출전한 AG 첫 종목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황선우는 판잔러가 46초대의 엄청난 기록으로 우승해 '정말 대단한 선수구나' 싶다"며 "따라가기 위해 더 열심히 훈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100m 종목이 첫날 열리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개인 최고 기량을 끌어올리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자신을 채찍질했다. 3관왕 도전이 물거품 됐지만 황선우는 실망하지 않고 바로 '다음'을 준비한다. 이호준(22·대구광역시청)과 김우민(22·강원도청) 양재훈(25·강원도청)과 팀을 이뤄 남자 계영 800m 금메달에 도전한다. 목표 달성 시 한국 수영 사상 최초의 계영 금메달을 획득하게 된다. 이들 넷은 '황금세대'라는 별명이 붙었다. 2022년 부다페스트, 지난 7월 일본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서 2회 연속 대회 결승에 진출했다. 7월 세계선수권대회에는 1년 전 작성한 한국 신기록(7분04초07)을 또 경신했다. 황선우는 AG 선수단 결단식에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번 주자인 제가 컨디션 난조로 기록이 안 좋았지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계영 800m가 대회 일정 앞쪽에 편성돼 체력 관리를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이번에도 한국 신기록을 쓸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호준도 "한국 기록뿐 아니라 일본이 보유한 아시아 기록(7분02초26) 경신도 넘보고 있다"며 예고했다.최대 경쟁국은 개최국 중국이다. 이번에도 라이벌은 개최국 중국이다. 지난 5월 항저우에서 열린 중국수영선수권대회에서 페이리웨이, 훙진취안, 판잔러, 왕순이 차례대로 역영해 7분07초29에 레이스를 마쳤다. 이번 대회에서 기록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호준은 "중국 선수들이 최근 기록이 많이 향상됐고 특히 자유형에서 굉장히 선전하고 있다. 또 중국의 홈이어서 부담을 느낄 수 있으나, 우리 선수들이 이곳 분위기를 많이 익혔다"고 선전을 예고했다. 황선우는 24일 100m에서 3위에 그쳐 아쉬움이 짙은 표정이었으나 "동료들과 굉장히 많이 준비했다. 모두 컨디션이 좋아 경기에 잘 집중하면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남자 계영 800m 예선 1조 레이스는 낮 12시 35분에 펼쳐진다. 항저우(중국)=이형석 기자 2023.09.25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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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종합 국제대회 복귀한 북한...전력 궁금하네

23일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북한이 5년 만에 종합 국제대회에 복귀하는 무대다. 북한은 이번 대회에 18개 종목 180여 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조직위원회가 운영하는 정보 사이트 마이 인포에 따르면 20일 저녁 기준 180여 명 규모지만, 선수단 규모와 명단이 수시로 조금씩 바뀌고 있어 향후 추가 변화 가능성은 있다. 북한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12개, 은메달 12개, 동메달 13개로 종합 10위에 올랐다. 그러나 2019년 이후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하면서 북한은 국제무대에 나타나지 않았다. 2021년 도쿄 올림픽에도 불참했다. 북한이 이번 대회 첫선을 보인 경기는 지난 19일 남자축구 조별예선 첫 경기였다. 이날 대만을 2-0으로 이긴 북한은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여줬다. 북한이 가장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종목은 역도다.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금메달리스트인 여자 49㎏급 리성금과 여자 59㎏급 김일경, 여자 76㎏급 송국향, 남자 89㎏급 로광렬이 이번에도 메달 후보다. 레슬링에서도 북한의 메달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여자 자유형 50㎏급 동메달리스트인 김선향과 여자 57㎏급에 출전하는 정인순이 이번 대회에서도 주목받는다. 복싱 여자 51㎏급의 방철미와 남자 60㎏급의 최철만을 비롯해 사격 남자 러닝타깃에 나서는 권광일도 주목받는 선수다. 한때 아시아의 강호로 군림했으나 최근 국제대회 참가가 없었던 여자축구의 기량이 어느 정도 수준일지도 베일에 가려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조별리그 E조에 속해 있는데, 한국이 조 1위를 할 경우 16강에서 D조 2위 혹은 C조 1위와 만난다. 한국은 홍콩, 필리핀, 미얀마와 한조에 속해 1위가 유력하다. 북한은 같은 조에 편성됐던 캄보디아가 갑자기 불참하면서 싱가포르와 순위를 다툰다. C조 1위가 유력해 여자축구 8강에서 남북전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 이은경 기자 2023.09.21 20:58
스포츠일반

러시아 무패 신성 ‘코좀’ 콜, “정찬성과 싸우고파”… 스털링은 3차 방어 성공

17승 무패의 러시아 신성 모프사르 예블로예프(29∙러시아)이 승리 후 ‘코리안 좀비’ 정찬성(36)을 다음 상대로 요구했다. UFC 페더급 랭킹 10위 예블로예프는 지난 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뉴워크 프루덴셜 센터 열린 UFC 288 대회에서 단기 오퍼를 받아 들어온 디에고 로페스(28∙러시아)에게 만장일치 판정승(29-28, 29-28, 29-28)을 거뒀다. 예블로예프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많은 파이터들이 나와 싸우길 원치 않는다. 오르테가나 ‘코리안 좀비’ 정찬성과 싸우고 싶다. 누구든 상관없다. 이름값이 높은 상대와 싸우고 싶다”고 말했다. 카메라는 마침 관객석에서 경기를 구경하고 있던 정찬성을 비췄다. 이에 정찬성은 혀를 내밀며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현재 페더급 랭킹 6위 정찬성은 2위이자 전 챔피언인 맥스 할로웨이(31∙미국)와의 경기를 요구 중이다. 할로웨이는 지난 4월 16일 아놀드 앨런(29∙영국)전 승리 후 기자회견에서 “내가 유일하게 싸워보지 못한 동시대에 활동한 베테랑”이라며 정찬성과의 경기를 요구했다. 이에 정찬성도 “네가 나와 싸우길 원한다면 언제, 어디서든 해보자”고 화답했다. 정찬성은 UFC 페더급 랭킹 6위로 UFC 페더급 전신격인 WEC에서부터 13년째 정상급에서 활약해 오고 있는 레전드 파이터다. 전 UFC 페더급 제왕 조제 알도(36∙브라질)에게 2013년, 현 제왕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34∙호주)에게 2022년 두 번 타이틀에 도전했다. 동시대 파이터들인 알도와 채드 멘데스(38∙미국) 등이 모두 은퇴한 상황에서 홀로 UFC 랭킹을 지키고 있다. 그만큼 정찬성의 경기를 지켜보며 자란 현세대 파이터들에게 존경받고 있기에 대결 요청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알저메인 스털링(33∙미국)은 UFC 밴텀급 역사상 최초로 3차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스털링은 이날 메인 이벤트 밴텀급 타이틀전에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자유형 레슬링 금메달리스트이자 전 UFC 플라이급-밴텀급 챔피언 헨리 세후도(36∙미국)를 5라운드 종료 후 스플릿 판정(47-48, 48-47, 48-47)으로 제압했다. ‘어쩌다 챔피언’ 스털링은 지금까지 그 누구도 이루지 못한 UFC 밴텀급 타이틀 3차 방어라는 업적을 쌓았다. 이로써 2021년 당시 챔피언 표트르 얀(30∙러시아)에게 반칙 니킥을 당해 실격승으로 챔피언이 된 이후로 지속된 자격 논란을 종식했다.3년간의 공백이 있었지만 세후도는 만만치 않았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격투 스포츠 선수를 자처하는 세후도는 1라운드 스털링에게 인사이드트립 테이크다운을 성공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하지만 현 챔피언은 주 영역에서 밀릴 수 없다는 듯이 일어나 역으로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키고 백포지션을 장악했다. 이후 스털링은 긴 팔과 다리를 이용해서 원거리에서 잽, 스트레이트 펀치를 날리고, 카프킥을 차며 세후도를 공략했다. 상대적으로 거리가 짧은 세후도는 먼저 들어가려고 하다 타격을 허용했다. 결국 스털링은 유효타 186 대 143으로 앞서며 2 대 1 스플릿 판정으로 승리를 가져갔다. 이로써 스털링은 23승 3패(UFC, 14승 3패)를 기록하며 9연승을 달렸다. 아무리 세후도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여도 36세라는 나이를 이길 순 없었다. 플라이급부터 웰터급까지 UFC 타이틀전에서 35세를 넘긴 선수의 전적은 2승 28패다. 스털링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떠오르는 슈퍼스타인 밴텀급 랭킹 2위 션 오말리(25∙미국)를 도발했다. 그는 “슈가 션, 겁쟁아. 너 지금 어디 있냐”며 “네 아버지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도 더 이상 널 도와줄 순 없을 거다. 왜 자꾸 도망치냐? 옥타곤에서 널 이리저리 끌고 다니며 두들겨 패겠다”고 소리쳤다. 이에 관객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오말리가 옥타곤에 입장해 스털링과 마주 보고 신경전을 벌였다. 오말리는 “오늘보단 나은 모습을 보여야 될 거야. 오늘 정말 별로였거든”이라며 스털링과 말싸움을 벌였다. 이때 스털링의 팀메이트 메랍 드발리시빌리(32∙조지아)가 오말리가 벗어놓은 재킷을 훔쳐 가 다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8월 20일에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시에서 열리는 UFC 292에서 스털링 대 오말리의 밴텀급 타이틀전이 열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김희웅 기자 2023.05.08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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